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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글쓴이  신평지부 조회수 1621
제 목   <4>미취학 아동 시력 적신호


아이들의 눈은 취학 전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부모들이 컴퓨터 교육, 책 읽기, 글씨 쓰기 등을 어린 나이부터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눈이 나빠지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김동주 기자

조기교육 욕심이 안경박사 만든다

어릴때부터 컴퓨터… 잘못된 독서습관 탓

스스로 못 느껴 “잘 안보여” 말할땐 늦어

눈 찡그리고 책 코앞서 보면 검사 받아야

《주부 김미정(가명•33•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는 딸 서연이(6)를 보면 안쓰럽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안경을 쓰고 있다. 서연이는 친구와 놀 때도 흘러내리는 안경을 연방 추켜올리느라 바쁘고 안경을 잃어버리거나 부러뜨리기 일쑤다. 서연이가 안경을 쓰게 된 데는 컴퓨터 영향이 크다. 네 살 때부터 혼자서 컴퓨터를 터득하더니 어린이 교육 사이트에 들어가 동화도 듣고 알파벳도 배웠다. 》

컴퓨터를 볼 때 눈을 찌푸리면서 너무 가까이서 본다고 생각했으나 혼자 배우는 게 기특하고 딸만의 습관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지난해 유치원에서 실시한 정기검진에서 시력이 0.4 이하로 나온 뒤 안경을 쓰게 됐다.

▽취학 전 3.4%가 시력 0.5 미만=지난해 한국실명예방재단이 3∼6세 미취학아동 9만72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력이 0.5 이하인 아이는 3.4%였다. 2000년 미취학아동 37만8177명 대상 조사에서 시력 0.5 미만이 2.7%였던 것에서 늘어난 것이다.

또 새빛안과병원이 지난해 3∼11월, 5∼7세 유치원생 918명의 시력을 검사한 결과 시력 0.7 이하가 326명으로 35.5%, 시력이 0.4 이하인 유치원생도 59명(6.4%)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시력이 나쁜 미취학 아동이 늘고 있는 것은 교육 연령이 낮아지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어린아이일수록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 책상에서 자주 움직이며 올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오세열 삼성서울병원 소아안과 교수는 “부모들이 컴퓨터 교육, 책 읽기, 글씨 쓰기를 예전보다 일찍 가르치면서 취학 전부터 눈이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은 5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현 부족한 시기에=어릴수록 자신의 눈이 나쁘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유아기 시력 보호에는 부모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흥미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책으로 조기교육을 시키려는 ‘과잉관심형’ 부모와 아이가 말썽부리지 않고 조용하다는 것에 만족해 책상 앞에 무작정 앉혀 두는 ‘무관심형’ 부모는 자녀 시력 약화의 적신호를 놓치기 쉽다.

아이가 눈을 자주 찡그리고 책 TV 컴퓨터 등을 볼 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면 눈이 나빠졌다는 첫 신호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안과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백승희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소아안과 교수는 “시력이 나빠지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지만 나이가 어릴 때는 이를 자각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 시력검사를 받은 후에야 눈이 나빠진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3세 이후에 연 1회 이상 안과검사를 받으면 시력뿐 아니라 사시 약시 등 시력장애 여부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간헐외사시’는 피곤하거나 아플 때 눈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증상으로 아이들에게 자주 발견된다.

두 눈이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때, 눈을 심하게 부셔하거나 깜빡일 때, 생후 6개월이 돼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하는 때는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8, 9세가 되면 시력이나 안구 기능이 거의 고정되기 때문에 시력장애는 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조윤애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안과 교수는 “시력장애는 조기 치료가 이뤄지면 정상 시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인 6세 이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고 9세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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